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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혼자 가면 광야 길이지만

“함께 하면 역사가 된다”

기사입력 2026-06-26 17:05 수정 2026-06-2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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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혼자 가면 광야 길이지만

함께 하면 역사가 된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건물이 아닙니다. 지역사회와 손을 잡고 세상에 따뜻한 공공의 가치를 퍼뜨리는 공존의 플랫폼이어야 합니다. 필자가 신서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했을 때, 이 신념은 가슴 속 불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의 아픔을 품었던 서울시민 대상 무료 CPR·AED 연수’, 세상의 편견에 맞선 국내 최초 1회 이만수배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는 그 신념이 피워낸 간절한 꽃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깊은 슬픔과 불안에 잠겨 있었습니다. 학교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끝에, 주말의 문을 열고 서울시민을 위한 무료 심폐소생술(CPR) 연수를 기획했습니다. 오직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주말을 기꺼이 반납해 주신 후원 단체들과 200여 명의 참가자분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신서중학교와 함께 뜻을 모아주신 소방인들의공간, ()한국지진재난안전협회,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교육플러스, 에듀프레스, 학생과청소년, ISO국제심사원협회, 태양, 월간소방, 세이프N교육센터, 서울양명초, 미담가족봉사단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바칩니다.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은 우리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단단한 안전망이 되었습니다.

 

이갑용 한국발달장애인야구소프트볼협회장님의 제안으로 시작된 발달장애인 티볼대회는 솔직히 마주하기 두려운 거대한 벽이었습니다. 예산은 ‘0이었고, 모든 행정적·현실적 책임은 오롯이 필자의 몫이었습니다. 마치 거친 모래바람이 부는 척박한 광야에 홀로 버려진 듯한 고독감이 밀려왔습니다. 사방에서 차가운 시선과 오해가 쏟아졌습니다. “퇴임 후 정치를 하려는 선심성 행사가 아니냐는 서글픈 오해부터, “아이들이 다치면 누가 책임질 거냐는 현실적인 우려까지, 숨이 막힐 듯한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사방이 벽으로 막힌 듯한 절망의 순간, 필자가 붙잡은 것은 진심신앙적 고백뿐이었습니다.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추구하지 않겠다는 메아리를 교직원과 학부모들에게 눈물로 전했습니다. 소외된 약자를 위해 학교의 앞마당을 내어주는 것이야말로, 교문 위에 새겨진 공존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실천하는 길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지치고 무릎이 꺾이던 광야의 한복판, 기적처럼 따뜻한 손길들이 필자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님, 김종철 위원장님, 안승호 단장님의 진심 어린 격려와 전폭적인 지지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호흡이 되었습니다. 차가운 세상의 시선을 녹이는 온정도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아이들 100명에게 생애 가장 멋진 유니폼을 선물해 준 ()쿠폰, 장애인 선수들에게 사랑의 글러브를 쥐여 준 개명·강성·목민·한사랑 교회, 아낌없는 운동용품으로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 준 ()조아제약과 박찬호재단, 조일연 회장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또한, 묵묵히 행사의 살림을 채워준 우리은행 노동조합, 행복한학교 희망교육, 세계시민사회연맹, ()무송엘티씨, 대한스포츠비행드론협회, ()재연, 정가진면역연구소와 현장에서 땀 흘리며 헌신해 준 전국보건교사회, 미담가족봉사단은 현장을 사랑의 온기로 가득 채워주셨습니다. EBS, 동아일보, 스포츠조선 등 30여 개 언론사의 따뜻한 시선과 조수진 전 국회의원님을 비롯한 500여 명의 참가자가 만들어 낸 환한 웃음은, 우리 사회가 왜 함께살아가야 하는지를 증명하는 눈부신 풍경이었습니다.

 

성경의 말씀처럼, 시작은 광야 길처럼 미약하고 눈물겨웠지만 모두가 함께했기에 공존의 가치는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이 모든 영광을 함께 울고 웃어주신 모든 분께 돌립니다. 첫 씨앗을 뿌렸던 이만수배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음에 가슴 벅찬 감사를 느낍니다. 30여 개 언론사가 남겨준 따뜻한 기록들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역사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대회를 계기로 티볼야구가 일반 학교로 확산되고, 우리 신서중학교 야구스포츠클럽 아이들이 서울시 4강 진출이라는 기적 같은 결실을 맺게 되어 더없이 감사합니다.

 

홀로 걸었다면 그저 거친 광야 길로 끝났을 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곁에 계셨기에 아름다운 동행이 되었고, 마침내 위대한 역사가 되었습니다. 제 교직 생애 가장 눈부신 기적을 선물해 주신 모든 분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며, 영원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손기서 (전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육장)

강서뉴스 (shinnakhy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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