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고] 3분의 긴박함 대신 5분의 여유를
“교육감 투표, 디지털 문턱 낮춰야”
민주주의의 꽃은 투표라고 한다. 필자는 오늘 교육의 미래를 결정할 경기도교육감 진보 시민참여단 온라인 투표에 참여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투표를 마치고 나니 마음 한구석에 묵직한 걱정이 남았다. 바로 스마트폰 조작이 낯선 고연령층 참여자들의 '디지털 문턱' 때문이다.
현재의 온라인 투표 방식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문자로 발송된 인증번호를 다시 투표 창에 입력하는 구조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인증번호 입력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단 3분. 숙련된 세대에게는 충분할지 모르나, 어르신들에게 3분은 숫자 6자리를 외우고, 화면을 전환하고, 다시 자판을 두드리기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다.
실제로 필자 역시 외부에서 투표를 시도하다 촉박한 시간 탓에 실패를 경험했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 메모지로 간신히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인증 실패'라는 벽 앞에서 얼마나 많은 분이 소중한 의지를 접고 중도에 포기했을지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이에 다가오는 서울교육감 시민참여단 투표를 앞두고 몇 가지 개선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인증번호 입력 시간을 최소 5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단 2분의 추가 시간이면 고령층 투표자들도 마음의 조급함 없이 차분하게 번호를 입력할 수 있다. 기술적 편의성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참여자의 심리적 안정이다.
둘째, 사용자 중심의 가이드 강화가 필요하다. 문자 메시지 상단에 인증번호를 크고 명확하게 배치하고, 투표 사이트에는 "문자 확인 후 다시 이 화면으로 돌아와 주세요"라는 직관적인 안내 문구를 띄워야 한다. 디지털 기기가 낯선 이들에게는 작고 세심한 친절이 투표 끝까지 나아갈 수 있는 이정표가 된다.
온라인 투표의 본질은 '편리함'이다. 하지만 그 편리함이 특정 세대에게만 허용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차별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투표권 보장은 단순히 시스템 보완의 문제를 넘어, 세대 간 화합과 직접민주주의의 완성도를 높이는 길이다.
이번 서울교육감 선거에서는 '3분의 긴박함' 대신 '5분의 여유'가 흐르기를 바란다. 모든 세대가 손가락 끝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시민 참여'를 기대해 본다.
손기서 전 강서양천교육장